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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KU 소식

가톨릭관동대 황창희 총장님 특별기고 청년, 그들이 미래다

 

2019년 마지막 가톨릭관동대 총학생회와의 간담회는 학교 앞 작은 식당에서 이루어졌다. 1년 간의 노고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준비한 작은 자리였는데 주제는 당연히 일자리 문제였다. 총학생회 활동을 하는 친구들은 학교와 지역사회에 애정이 많은 친구들이 대다수였는데 졸업을 하는 친구들이 상당수 있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대다수 친구들의 취업이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태였다. 

한 친구의 이야기는 총장인 나에게도 많은 시사점을 전해 주었다. 그 친구는 수도권에서 가톨릭관동대로 온 친구였는데 지난 군복무를 포함한 7년여간의 대학생활에 꽤 만족하고 있었다. 학업 때문에 강릉까지 오게 되었는데 강릉의 매력에 푹 빠진 것이었다. 그런데 그 친구의 마지막 말이 나를 가슴 아프게 하였다. 자신은 강릉에 살고 싶지만 좋은 일자리가 많지 않다는 것, 그래서 정든 강릉을 떠나 수도권에 일자리를 구해야 할 것 같다는 이야기였다. 좋은 인재를 지역에 남겨둘 수 없는 이유가 먹고 살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기 때문이라는 것이 너무 가슴이 아팠다.

 

 

 


대한민국이 지닌 여러 가지 문제들 중 가장 큰 문제 중 하나가 인구의 급속한 노령화다. 사회의 중추 역할을 하던 베이비 부머 시대가 서서히 생산 일선에 물러나기 시작하는 요즘의 시대에는 은퇴를 꿈꾸며 편안한 노후를 생각하는 사람들이 그리 많지 않은 것 같다. 더군다나 이들의 자녀들은 그야말로 모든 걸 포기하고 사는 세대가 되었다. 사실 국가의 미래는 젊은이들에게 달려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만일 젊은 세대들에게 안정된 직장을 제공하고 그들의 결혼과 출산을 보장하지 않는다면 더 이상 그 나라의 미래는 불투명함을 넘어서서 암울하다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닐 것이다. 

 

 



2019년 강릉시 통계에 따르면 줄어드는 인구가 조금 늘었다고 한다. 전년 대비 700여명이 늘어난 수치에 그나마 다행이라고 안도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전입지원금 100% 인상과 그 밖의 여러 요인을 들어 그나마 인구정책에 청신호가 켜진 것이라고 자평하고 있다. 그러나 그 내용을 살펴보면 출산율이 높아지거나 젊은 직장인의 수가 늘어난 것 보다는 관내 대학생들의 전입율이 전년도에 대비해 상대적으로 늘어난 요인이 크다고 볼 수 있다. 가톨릭관동대 학생 뿐만 아니라 타 대학들도 대부분 수도권이나 타 지역에서 전입해 오는 경우가 70% 정도 되므로 이러한 학생 전입은 그 한계가 분명히 존재한다고 말할 수 있다. 그들은 졸업 후 다시 자신들의 연고지로 돌아가기 때문이다.

국가가 인구정책을 세우면서 관계 부처에서 합동으로 그 변화의 영향과 대응방향에 대해 4대 핵심 전략과 20개 정책과제를 제시하였다. 생산연령인구 확충, 절대인구 감소 충격완화, 고령인구 증가 대응, 복지지출 증가 관리라는 핵심전략은 중앙정부에서 뿐만 아니라 지자체에서도 이에 따른 철저한 준비가 필요할 것이라고 생각된다.

 

 



학력인구 감소는 강원지역 전체 대학의 위기를 불러오고 있고 대학의 위기는 결국 지역경제의 위기를 불러일으키는 직접적인 원인이 되고 있다. 이제 앉아서 학생들을 기다리던 시기는 십 수년 전의 일이 되어 버리고 말았다.

 
우수한 인재들을 강원도로 불러 들이기 위해서는 좋은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 내야만 한다. 어쩔 수 없어서가 아니라 오고 싶은 대학을 만드는 것, 그것은 대학뿐만 아니라 지자체, 중앙정부 모두가 함께 노력해야만 만들어 낼 수 있는 것이다.


산업체, 지방자치단체, 그리고 대학이 함께 노력하여 청년들에게 좋은 일자리를 제공할 때 청년들은 지역에서 뿌리를 내리고 살려는 마음이 생겨날 것이고 그것이 현실화 된다면 그곳에 미래가 생겨날 수 있을 것이다.


청년! 그들이 우리 사회의 미래다. 조금 더 그들에게 관심을 두는 경자년(庚子年)이 되길 희망해 본다.

 

 

가톨릭관동대학교 총장

황창희 알베르토 신부